노약자의 약선(藥膳) <죽>과 <탕>.

2022. 9. 22. 11:25카테고리 없음

약선(藥膳)이란,

치료 약(藥), 반찬 선(膳)을 합친 단어로

<치료하는 음식>이란 뜻이다.

 

동의학 약초와 식품영양학을 접목한 약식동원(藥食同源) 이론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약선은 식재(食材)와 약초(藥草)의 색, 향, 맛과 약성을 서로 배합하여 조리한,

건강증진,질병예방,노화방지,연명장수의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병이 생기면 식의(食醫)로 먼저 치료했다.

그 방법으로 낫지 않을 때,

약의(藥醫)에 의하여 약물치료를 받았다.

이는 약물의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위한 방편이었던 것이 아닌가?

 

<한민족문명>에서 순수한 약선요리는 ‘죽(鬻)’, ‘국(淗)’, '탕(湯)'이 있었다.

‘국(淗)’은 채소, 어류, 고기 등의 재료에

을 많이 붙고 끓인 약선요리(藥膳料理) 이다.

 

‘죽(鬻)’은 국(淗)과 동일한 재료에

곡식을 추가해 끓인 약선요리(藥膳料理) 이다.

 

'탕(湯)'은 국(淗),죽(鬻)과 동일한 재료지만

질병에 유효하다고 생각되는 선별된 재료들만 넣어 끓이는 방식이다.

탕(湯)은 각종 재료의 성분들이 서로 '중화'되고 '반응'되도록 충분히 다린 결과물이다.

그래서 "다린다"는 표현은 약(藥)을 만드는 그 과정을 뜻하는 것이다. 

 

어느 가정이고 아픈 사람이 생기면 ‘죽(鬻)’이나 ‘국(淗)’을 끓여 먹어

땀을 내고 조리를 하는 식의치료(食醫治療)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흙집온돌방(지금의 황토방)에서 땀을 흘리고 푹 잔다.

 

그래도 낫지 않으면 선별된 재료로 다린 '탕(湯)'을 만들어 먹는다.

그래도 낫지 않으면

장기복용을 목적으로 완전히 다린 '고(膏)'를 만들어 먹는다.

결국 이들 약선요리 대처방법에서 선별된 것이

동의약(韓醫藥)으로 발전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약선요리(藥膳料理)에서 국(淗), 죽(粥), 탕(燙)외에 갱(羹), 확(鑊)의 표현도 있지만, 

‘갱(羹)’은 곡식과 나물을 주재료로 하여 끓인 죽(粥)의 표현이고,

‘확(鑊)’은 고기를 주재료로 하여 끓인 (淗)의 표현다.

 

이들 갱, 확은 탕과 함께 제사상에 올리는 3탕5채(三燙五菜)의 3탕으로써

향채(고추, 후추, 제피)나 자극재료(마늘, 양파, 부추) 등은 첨가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제료를 반듯반듯하게 썰어 참기름(香油) 만 넣고 기름지게 끓여내는 국이다.

이들 3탕(갱,확,탕)의 끓이기에 번거로움 때문에

근래 와서 체소, 육류, 어류를 한 솥에 넣어 끓여 제사상에 올리게 되니

이를 이름하여 ‘탕(湯)’이라 하자만 본디 약선탕(藥湯)과는 약간 다르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이나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에서는

약이성(藥餌性) 재료를 오랫동안 푹 달여

치료를 목적으로 마시는 것을 ‘탕(湯)’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사례편람(四禮便覽)≫에서는

“탕은 음식(飮)이 기도 하고 약식(藥)이 기도 하고 국(淗)이 기도 하다.” 라고 했다.

이를 미루어보아 ‘국(淗)’은 식의치료(食醫治療)로 간주되었고,

‘탕(湯)’은 약의치료(藥醫治療)로 간주된 약선요리(藥膳料理) 이었던 것이다.

이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의 동의학사상에 영향으로 보인다.

약식동원의 ‘죽(粥)’이나 ‘탕(湯)’은 거의 대부분

곡식의 당질과 고기의 단백질이 화학반응을 일으키도록 푹 고아서 만든

‘당단백질(glycoprotein)’이 다량 함유된 음식이다.

 

<당단백질(glycoprotein)>

당질(糖質)과 단백질(蛋白質)로 결합구성된 물질의 총칭을 '당단백질'이라 한다.

예전에는 이 물질을 ‘뮤코다당(Muco polysaccharide)’ 라고도 불러

‘뮤코단백질’과 동의어라고 했지만,

지금의 뮤코단백질이란,

이당(單糖類)의 반복구조로 구성하는 뮤코다당과 단백질이 결합한 것에 대해서만 사용한다.

 

따라서 <당단백질>이란,

뮤신다당체로서 프로테오글리칸(Proteoglycan) 외의

당부분이 2~6종류의 단당(單糖)으로 구성되어

일정한 반복구조를 하지 않는 단백질과 공유결합한 복합단백질을 가리킨다.

<당단백질>은 모든 세포에 널리 존재하고 점성물질인 뮤신(Mucin)의 주체가 됨으로써,

타액(唾液), 위액(胃液), 혈액(血液) 등의 분비액,

소화관점막, 턱밑선, 뇌하수체 등의 유사성 장기,

기타 결합조직, 식물의 종자, 세균의 세포벽 등에도 포함되어 있다.

 

<뮤신(Mucin)>

<뮤신>은 포유동물의 점막계에서 분비되는 점액물질로써

점액소(粘液素) 또는 점소(粘素)라고도 하는데,

그 화학적 본체는 <당단백질>의 일종이며

대표적인 것으로 턱밑샘뮤신, 위점막뮤신, 소장뮤신 등이 있다.

뮤신은 물과 중성염용액에는 녹기 어렵고,

산성에서는 녹지 않고 침전되나,

알칼리성에서는 점성질의 액이 된다.

그 화학적 본체는 <당단백질>의 일종이나,

점액의 기원에 따라 여러 <당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또한 점액의 종류에 따라 두 종류 이상의 <당단백질>이 함유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으로 턱밑샘(顎下腺)뮤신이 있으나,

이것도 양, 돼지, 소에서는 그 구조가 크게 다르다.

돼지의 위에서 수용성 물질을 추출한 후 에틸알콜로 침전하여 얻어지는 <당단백질>은

식품물성을 개선하는 식품제조용제로 사용된다.

이 밖에도 위점막뮤신, 소장뮤신, 기관뮤신, 자궁경관뮤신 등이 있는데,

소화기관의 뮤신은 기관의 보호 및 소화운동의 윤활제 역할을 하고,

위점막 뮤신은 위산과다, 위궤양 치료에 사용된다.

 

우리 주위에서 뮤신다당체가 많은 식품은

청국장(나토키나제), 미역귀(후코이단), 참마(뮤신), 연근, 알로에, 전복, 미꾸라지,

뱀장어, 달팽이 등이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건강기능식품이 각광을 받자 각종 약재를 지역 특산물로 생산, 장려하여

이를 이용한 약선요리가 지역별로 관광상품화 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약선요리들을 여기서 소개한다.

 

1, 타락죽(駝酪粥)

타락(駝酪)은 ‘낙타의 젓’을 말한다.

동양의 기록에서 낙타의 젓은 락(酪)이라 하고, 소나 양의 젓을 수(酥)라 했다.

"낙타의 젓(駝酪)"이 먼저 동북아시아에 등장하게 된 것은

지나(China) 북서부 광대한 사막 동서교역 실크로드의 영향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문헌에 나타나는 것을 미루어 보면

고려시대부터 락(酪;낙타 젓)과 수(酥;소 젓)를 가공하여

상류층에서 식용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최남선(崔南善)의 ≪조선상식문답(朝鮮常識問答)≫에서

“타락은 본래 돌궐 말 ‘토락(Torak)’에서 전해진 말이다.

고려 때 돌궐 사람들이 고려에 들어와 목축을 담당했기 때문에

‘우유’를 돌궐 말로 ‘토락’이라 부르다 ‘타락’이라 부르게 됐다.” 라고 설명했다.

<타락죽(駝酪粥)>은 젓(乳; 우유)의 식용역사와 같을 것으로 보인다.

즉, <타락죽>은 우유에 찹쌀을 넣고 끓인 죽(粥)으로서

고려시대부터 먹던 보양 약선(藥膳)음식으로 추정할 수 있다.

 

1766년(조선 영조 42)에 유중림(柳重臨)의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1809년(조선 순조 9) 빙허각(憑虛閣) 이씨(李氏)의≪규합총서(閨閤叢書)≫,

1855년(조선 철종 6) 저자 미상 ≪부인필지(婦人必知)≫등에서

젓(酪酥) 조리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규합총서(閨閤叢書)≫에서

“<타락죽>을 쑬 때,

젓(乳)과 찹쌀(糯米)의 부피 비율로 10:8 정도로 한다.

재료의 비율은 다소 임의로 가감할 수 있지만,

젓 보다 찹쌀이 많은 것은 좋지 않다.

죽을 쑬 때에는 먼저 찹쌀무리(불린 찹쌀을 분마기에 갈아 앙금으로 가라앉힌 것)로

되직하게 쑤다가 거의 익었을 때,

젓을 넣고 약한 불에서 잘 저어 섞으면서 반투명의 상태가 되도록 끓인다.” 라고 했다.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의 조리법은

“우선 젓 1되에 물 2홉 가량을 섞어 약한 불에서 3~4소끔 끓어오르게 한 다음,

더 오르는 것은 거두어 낸다.

한편, 찹쌀무리에 물을 넣고 끓여 익으면 젓과 함께 섞어 어울리게 끓인다.

그리고 끓여서 가라앉혀 밭친 소금물(鹽湯)로 간을 맞춘다.” 라고 했다.

 

<타락죽>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임금님의 보양식으로 먹던 음식이다.

얼마나 귀했던지 임금님도 아무 때나 먹지 못했으며

특별한 명절이나 몸이 아플 때 만 먹었다.

 

1911년 홍석모(洪錫謨)가 조선 풍속을 적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서

“궁중에서 필요할 때 <타락죽>을 끓이는데,

특히 임금님이 병이 났을 때, 내의원 약국에서 <타락죽>을 진상했다.” 라는 기록이 있다.

또 “해마다 10월 그믐부터 정월까지 내의원에서 <타락죽>을 끓여

원로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라고도 한다.

<타락죽>을 끓인 곳이 궁중의 찬방이 아니고 내의원 약방에서 제조했으니

당시 <타락죽>은 음식이 아니라 약선(藥膳)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타락죽>은 아무나 맛 볼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조선시대에 우유(酪酥)는 임금께 올리는 귀중한 진상품이었다.

그래서 궁궐 가까운 곳에 우유 생산목장 '낙소(酪所)'가 있었다.

조선시대 한양 도성에서 '낙소'가 있던 산이 바로 창경궁 가까운 '낙산(酪山)' 이었다.

'낙산'에서 짠 신선한 우유가 빠르게 궁궐에 진상하기 위해 가까운 곳에 목장을 두었던 것이다.

 

최근의 ≪한의학대사전(韓醫學大辭典)≫에서 <우유죽(牛乳粥)>은

“노인이 체질이 허약한 데,

기혈(氣血)이 부족한 데,

병이 나은 뒤 여위는 데,

입이 마르고 갈증이 나는 데,

먹은 것을 곧 토하는 데,

대변이 굳은 데 등에 쓴다.”리고 했다.

또 “멥쌀(粳米) 80g으로 먼저 흰 쌀죽을 쑨 다음,

우유(牛乳) 300g를 넣고 다시 끓여서 더울 때 아침저녁으로 먹는다.

<우유죽>을 먹는 동안 식초, 과일 등

산성식품은 먹지 말아야 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타락죽>에 대한 재미있는 사랑의 이야기도 있다.

임금님께서 <타락죽>을 드시다가 사랑하는 궁녀에게 남겨주는 일이 가끔 있었다고 한다.

이것은 임금님이 그 궁녀를 사랑하여 승은을 베풀었다는 뜻이 되었다.

그래서 궁녀들 사이에는 ‘나도 <타락죽>을 먹어 보았으면 좋겠다.’는 유행어가 생겨나기도 했단다.

 

조선 숙종 조에 김창업(金昌業;1658~1722)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사신을 따라 서장관(書狀官)으로 청(淸)의 연경(北京)을 다녀와

≪연행일기(燕行日記)≫기행문을 남겼다.

여기에 <타락차(駝駱茶)>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조선 사신들이 자금성에 도착해 황제를 알현하려고 기다리는 동안

<타락차(몽골인의 수유차)> 한 병이 나왔는데,

다른 사신들은 비린내가 난다고 아무도 마시려 하지 않았지만,

나는 일찍이 먹어본 적이 있어

맛이 좋음을 알았기 때문에 연거푸 두 잔이나 마셨다.” 리고 기록했다.

당시 김창업은 서장관으로 따라가 정사와 부사와 함께 황제를 알현하려고 대기했을 것이다.

그런데 정사, 부사와 같은 고위직 벼슬아치들도 <타락차>를 잘 몰라 마시지 않았다는 것이니?

당시 <타락죽> 또한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렇듯 옛 문헌에서 임금님의 보양식으로 묘사한 <타락죽>은

도대체 어떤 음식이었을까?

 

(그림1) 타락죽(駝酪粥).

 

지금 기준으로 간단하게 말하면 <우유죽>이다.

타락(駝酪)은 낙타의 젖인데,

<타락죽>은 물 대신 우유로 끓인 찹쌀죽이다.

임금님 같이 귀한 사람들에게 약용이나 보양식으로 쓰였던 <타락죽>은

‘찹쌀의 당질’과 ‘우유의 단백질’을 가열반응시켜 만든

<당단백질(糖蛋白質)> 음식 이였다.

<당단백질>은 흡수율이 빨라 병약자 및 노약자들의 원기회복에 아주 좋은

보양 약선식품인 동시에 위산과다,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소화기계암 등을 치료하는

효능까지 있는 식의치료법(食醫治療法)이였던 것이기 때문에

내의원 약방에서 만들었던 것이다.

환자들에게 <타락죽>을 연속으로 먹인다면

원만한 소화기계 질병은 거뜬히 치료될 수 있는 좋은 식의요법이다.

 

그렇다면 <타락죽>은 어떻게 끓이면 좋을까?

그 재료에는 4인분 기준으로 찹쌀 160g(3컵),

우유 800ml(4컵),

소금 적량,

조리방법은 다음과 같다.

 

➊ 찹쌀을 씻어서 물에 충분히 불린 후 물기를 빼고,

분쇄기로 물과 함께 갈아서 고운체에 밭쳐 찹쌀무리를 취한다.

체위에 남은 건더기는 다시 갈아서 쓴다.

❷ 찹쌀무리로 천천히 죽을 쑤는데,

솥 바닥에 눋지 않도록 나무주걱으로 자주 저으면서 3~4번 끓어오를 때 까지 끓인다.

➌ 찹쌀무리가 죽이 되면 생우유를 조금씩 넣으면서 나무주걱으로 멍울이 생기지 않게

저어주며 끓이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➍ 따뜻할 때 그릇에 담아낸다. 

 

2, 전복죽(鮑魚粥).

전복은 바다 조개류로서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석결명(石決明), 포어(鮑魚)라 하여 약용하고,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는 복어(鰒魚)라 하여 식용한다.

전복(鮑魚)은 해심 60m 이내의 물이 맑고 조수의 유통이 잘 되는 곳에서

미역과 같은 해조류를 주로 먹고 산다.

크기는 20cm 정도까지 자라는데,

11~12월에 산란을 하며 맛이 좋은 시기는 8월에서 10월경이다.

전복은 예부터 산모의 젖이 잘 나오지 않을 때에 전복의 찜이나 죽을 먹었다.

전복의 영양학적 측면을 보면 다른 어류보다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 중에서 류신(leucine), 글루탐산(glutamic acid), 아르지닌(arginine) 등과 같은

아미노산 함유가 높고, 비타민-B1과 비타민-B12, 칼슘과 인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다.

특히 전복에 많은 ‘아르지닌’은 자양강장 효과가 있고,

류신, 글루탐산 등 아미노산은 독특한 맛을 가지고 있다.

이런 맛으로 인해 횟감이나 초밥 재료에 전복을 널리 이용되며,

귀한 요리 재료로서 대접받고 있다.

맛과 영양 면에서 다른 해산물을 압도하는 전복을 넣어 끓인 전복죽은

‘죽의 황제’라 부를 만하다.

불노장생(不老長生)을 꿈꾸던 진시황이 강장제로 애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전복은

워낙 귀하다 보니 실제로도 임금에게 바치는 진상품 목록에서 빠지지 않았던 식품이라고 한다.

양식 전복이 흔해진 요즘도 몸이 허하다고 느끼거나

가족 중에 환자가 생기면 큰맘 먹고 준비하는 음식이 바로 전복죽이다.

영양 만점의 건강 식의치료(食醫治療) 약선요리(藥膳料理) 전복죽은

미역과 다시마 등 해초를 뜯어 먹고 사는 전복으로 쑨 전복죽은

흰 쌀과 전복만으로 만드는데,

뽀얀 국물과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전복살이 어우러져 고소하고

진한 특유의 향과 함께 입에 감기는 맛이 기막히다.

또한 해초의 초록빛 바다 색깔을 품은 내장도 별미다.

 

조선시대 정약전(丁若鏞;1762~1836)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전복 살은 맛이 달아서 날로 먹어도 좋고,

익혀 먹어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말려서 포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그 내장은 익혀 먹어도 좋고 젓갈을 담아 먹어도 좋다.’ 라고 소개하고 있다.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제대로인 전복회와 전복구이는 최고의 별미로 통한다.

갖가지 채소와 함께 초고추장에 버무리면 비릿하면서도 독특한 향기를 맛볼 수 있으며,

전복을 껍데기째 굽거나 데치면 살은 살짝 오그라들면서 훨씬 부드러워진다.

 

특히 전복 내장은 전복의 향을 진하게 품고 있는데다

영양도 풍부해 전복을 먹을 줄 아는 사람들은 모두 이 내장을 탐낼 정도다.

'가웃' 또는 '게우'라고 부르는 전복 내장은 수컷은 초록색, 암컷은 노란색을 띤다.

전복죽을 끓일 때도 이 내장 부분이 들어가야 '초록빛 바다 색깔'이 제대로 살아난다.

전복 내장으로 만든 젓갈은 귀한 손님에게만 내놓는 별미이며,

소주를 담은 주전자에 생전복을 통째로 넣어 한참을 우려내는 초록빛 전복주는

애주가들의 입맛을 다시게 한다.

하지만 전복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역시 전복죽이다.

워낙 귀하다 보니 잘게 썰어 죽이라도 쑤어야 여럿이 맛볼 수 있어

만들어진 음식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최고의 맛을 낸다.

전복은 전라남도 완도와 제주도에서 많이 난다.

자연산 전복은 해녀가 일일이 손으로 딴 것이다.

자연산 전복은 누른빛이 도는데 비해 양식 전복은 푸른빛이 도는 것이 특징이다.

자연산 전복 큰 것은 어른 손바닥만 한데 살이 쫄깃쫄깃하다 못해 딱딱할 정도라

이가 약한 사람은 먹기 힘들 정도지만

미식가들은 일부러 딱딱한 전복을 호기롭게 뜯어 먹는 그 맛을 즐긴다.

 

(그림2) 전복죽을 만드는 전복(鲍鱼).

 

3, 보골지추어탕(補骨脂鰍魚湯)

보골지(補骨脂)와 미꾸라지(鰍魚)를 넣어 만든 여름철 보양음식으로

특히 음 채질인 사람들의 하초(下焦)를 강화하는 효능과

뮤신(mucin)이 풍부한 건강 식의치료(食醫治療) 약선요리(藥膳料理)이다.

보골지추어탕을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면서 발기부전과 성기능감퇴, 허리와 무릎냉증 등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특히 몸이 차고 소화기능이 약한 음 채질에게 좋다.

그러나 몸에 화(火)와 열(熱)이 많거나, 얼굴이 붉거나, 종기가 자주 생기거나,

변비가 심한 양 채질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보골지(補骨脂)는 파고지(破古紙)라고도 하는데,

콩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의 열매 콩으로서 “뼈를 보강해 준다.”

남근이 “오래된 종이를 뚫는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발기부전, 성기능위축, 정액이 흐르는 루정(漏精),

허리와 무릎이 아픈 요슬냉통(腰膝冷痛), 신허요통(腎虛腰痛),

낭습, 냉증, 오줌이 자주 마려운 뇨빈삭(尿頻數) 증상에 효험이 있다.

미꾸라지(鰍魚)는 중초(中焦;脾,胃)를 보(補)하면서 설사를 그치게 하고

하초(下焦;腰,膝)의 기능을 도와주는 효능을 지닌다.

보약을 먹어도 소화기능이 약해 소화를 시키지 못하거나 설사를 하는 사람에게도 좋다.

보골지추어탕 4인분의 경우, 미꾸라지 400g과 보골지, 숙주나물, 무씨래기 각 100g, 통배추 150g의 재료에

고추, 대파, 마늘, 고추장, 된장, 생강, 간장, 후추(胡椒), 화초(花椒) 등의 양념이 사용된다.

➊ 살고 있는 싱싱한 미꾸라지(鰍魚)에 소금을 뿌려 거품을 토하게 한 뒤, 푹 삶아 체에 으깨어 걸러낸다.

➋ 체에 걸러낸 미꾸라지(鰍魚) 국물에 육수를 더 넣고, 보골지, 된장, 고추장을 돌솥에 넣어 끓인다.

➌ 끓기 시작하면 잘게 썬 무씨래기, 배추, 숙주나물을 넣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푹 달인다.

❹ 푹 달인 뒤 대파, 마늘, 생강, 고추를 넣고 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한소끔 더 끟인다.

❺ 다 끓으면 재피(花椒)가루와 후추(胡椒)가루를 넣어 먹는다.

 

(그림3) 보골지추어탕에 넣는 보골지(補骨脂,破古紙)

 

4, 오골계탕(烏骨鷄湯)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오골계를 짓찧어서 환약으로 한 오계환(烏鷄丸)은 모든 부인병에 좋다.

또한 푹 삶아 고기를 먹기도 하며, 그 국물을 마시기도 하고, 약초를 넣어 푹 달여 먹기도 한다.” 라고 했다.

오골계는 피를 맑게 하며 풍(風)을 예방하는 등, 약용 닭으로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져 있어

식의치료(食醫治療) 약선요리(藥膳料理)에서 빼 놓을 수 없다.

오골계탕(烏骨鷄湯)는 여러 가지 약리효과가 알려짐에 따라 탕약의 범주에 오르게 된 것이다.

요사이 약선요리는 건강음식으로 대 유행하고 있다.

음식재료에 동의약재를 배합하여 조리하는 오골계탕도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오골계탕은 특히 호흡기병에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다음과 같이 만들어 약용으로 제공된다.

➀ 깨끗이 손질한 오골계를 물에 살짝 삶는다.

➁ 황기(黃芪), 녹각(鹿角), 구기자(拘杞子), 해동피(海桐皮), 천궁(川芎), 당귀(當歸), 창출(蒼朮), 감초(甘草)

달인 육수를 만든다.

➂ 돌솥에 미리 준비한 육수를 넣고, 오골계, 찹쌀, 인삼(人蔘), 대추, 밤, 마늘을 넣고 푹 달여 낸다.

➃ 물만 마시기도 하지만 고기와 다른 건더기도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본디 오골계의 원산지는 동남아시아이다.

오골계는 닭의 일종이지만, 뼈, 고기, 피부 모두가 흑자색(黑紫色)이고,

발가락이 5개를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는 ‘검은털 오골계’, ‘흰털 오골계’ 가 있다.

오골계는 알의 크기가 작고 산란량도 낮아 번식력이 약하고 귀하여 보통 보양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연산오골계’는 천연기념물제256호로 지정 보호 육성하고 있다.

 

(그림3) 연산오골계(천연기념물제256호)

(그림4) 백봉오골계.

(그림5) 오골계탕에 넣는 인삼(水蔘).

 

5, 오리 탕(鴨湯)

오리의 일반성분은 닭고기와 유사한데 닭에 비해 비타민 B군이 더 많고

콜레스테롤이 적으며 불포화지방산이 많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도 오리는 약용으로 많이 쓰는데,

대추, 생강, 밤, 건삼을 넣어 달여 먹으면 허약체질의 사람에게 좋고

이뇨작용, 해독작용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고혈압, 동맥경화, 신경통, 질병 전 후의 회복, 중풍 예방식품으로 활용되고 있는

건강 식의치료(食醫治療) 약선요리(藥膳料理)의 최고이다.

오리를 손질한 뒤에 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을 낸 후 청주, 후추, 마늘에 재워둔다.

손질한 감자, 무, 당근, 양파를 큼직하게 썰어둔다.

대추, 건삼, 밤, 느타리버섯도 깨끗이 손질한다.

압력솥에 오리고기와 손질한 채소, 대추, 건삼, 밤, 느타리버섯, 양념장 등을 넣고 오랫 동안 푹 곤다.

 

베이징의 전통 오리요리는 원나라 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베이징 덕(Beijing Duck)'이란 이름으로

세계에 알려진 국제적인 음식있다.

베이징 카오야(北京烤鴨)는 특수하게 키워진 오리의 살과 껍질사이에 대롱을 꽂아 입으로 바람을 불어넣고

달콤한 소스를 발라 갈고리에 걸고 장작불에서 약 3~4시간 동안 훈제하면

바삭한 껍질이 고소한 맛과 잘 어울린다.

그 역사를 보면 원래 ‘난징 카오야(南京烤鴨)’ 였던 것이 14세기 중국의 원나라 세력이 약화되고

남부지방에 근거지를 두고 있던 고려인 주원장이 난징을 점령한 후 서기1,368년에 명나라를 세우게 된다.

명나라는 난징을 첫 수도로 정했고 난징에서 이미 대중화되어 있던 오리고기의 맛을 본 주원장은,

오리구이의 맛에 감탄하게 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명(明)이 베이징으로 천도하면서 오리고기도 함께 베이징으로 올라와

황제가 즐겨먹는 궁중요리로 자리잡게 되었다 한다.

 

미식가였던 명의 건륭제가 1761년 3월 5일~17일까지 13일 동안 여덟 번이나

오리구이를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음식이다.

서기1,416년 왕씨성을 가진 사람이 '편의방'이라는 베이징 카오야 전문점을 처음으로 세웠고,

서기1,864년 청나라 때는 베이징 카오야로 가장 유명한 음식점인 '전취덕 카오야'가 생기게 되었다.

 

베이징 카오야 특징은 오리를 굽는 방법에서 편의방 방식과 전취덕 방식 두 가지가 있다.

전취덕 방식은 오리를 불 위에 걸어놓고 직접 장작을 때어 굽는 방식이며,

편의방 방식은 오리를 화덕에 넣은 후 불을 때어 간접적으로 굽는 방식으로

이 방식은 난징에서 발달해 베이징으로 전수된 방법이다.

 

카오야는 껍질과 고기를 밀전병에 싸먹는데,

감칠맛을 내는 소스(야장)와 오리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파나 오이채를 함께 얹어 먹는다.

그 만드는 방법은 굽는 방법인데 ‘카오(烤, 굽다)’와 ‘야(鴨, 다리가 짧고 체구가 큰 다육성 베이징 오리)’의

합성어로 특별하게 키워진 요리를 사용한다.

생후 2개월이 지나면 운동을 시키지 않고 강제로 입을 벌려 하루에 세 차례씩 모이주머니가 가득 차도록

강제로 사료를 먹이고 인공적으로 살을 찌워 지방 함유량이 최고가 되었을 때

잡으면 기름진 육질이 부드러워져 고기 맛이 좋아진다.

 

카오야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껍질에 있기 때문에 오리의 피부와 피하지방을 분리하기위해

오리 목 부분에 작은 구멍을 내고 오리 항문을 막은 후 이곳에 공기주입기(대롱)를 꽂고 바람을 넣는다.

공기를 불어넣으면 피부와 지방이 분리되고,

이렇게 하면 요리를 해도 오리껍질에 쭈글쭈글한 주름이 생기지 않는다.

그런 다음 내장을 끄집어 내 깨끗이 씻고 갈고리에 걸어 그늘에 말린 후

맥아당에 섞은 금충초(金虫草)가루를 발라 매달아 놓고 과일나무 장작에 구우면

껍질이 다갈색으로 익으면서 베이징 카오야 구이의 특별한 맛이 만들어 진다.

다 익은 오리는 바삭한 껍질과 담백한 속살을 편편히 떠내는데

보통 한 마리당 120편 정도의 살점이 나온다고 한다.

 

(그림6) 전취덕 북경 카오야(北京烤鴨).

 

(그림7) 베이징 카오야에 쓰는 금충초(冬虫夏草)

 

6, 마 잣죽(山藥松子粥)

‘마’는 동의약초로서 ‘산약(山藥)’ 또는 ‘서여(薯蕷)’ 라 하여

‘산속의 장어’ 또는 ‘산에 나는 약’이라고 불리어 왔다.

산약(山藥)은 예부터 약용으로 널리 이용되어 왔다.

생마(山藥)의 미끈미끈한 물질은 당담백질의 일종 점액소(粘液素) “뮤신(Mucin)”인데,

뮤신은 위(胃)표면 점액을 강화시켜 위벽의 부식을 막아 주고,

위와 대소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소화기능을 활발하게 하며, 변비와 설사에 도움을 준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 “마(薯蕷)는 따뜻한 성질로서 허약한 기(氣)를 보하고,

오장(五臟)을 튼튼히 하며, 근골(筋骨)을 강하게 하고, 정신(精神)을 편안하게 해준다.” 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도 원기회복과 체력강화에 좋고, 두뇌활동을 활발하게 하며, 면역력증강에도 도움을 줘,

마는 성장기 아이뿐만 아니라 노인, 어른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여기에 뇌에 활력을 주는 잣(松子)을 추가하여 죽(粥)을 쑤니

건강 식의치료(食醫治療) 약선요리(藥膳料理)로는 금상첨화(錦上添花) 음식이다.

잣은 해송자(海松子), 백자(柏子), 송자(松子), 실백(實柏)이라는 별명이 있고,

예로부터 ‘불로장생의 식품’ 혹은 ‘신선이 먹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잣(海松子)을 자주 먹으면 불포화지방산 올레산, 리놀레산, 리놀렌산 등이 많이 함유하고 있어

피부의 탄력향상과 윤택하게 하고, 혈압을 내리게 하며, 자양강장에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잣은 향기와 맛이 좋으므로 식용이나 약용하는데, 풍부한 영양과 고소한 맛으로 널리 사랑받아

각종 요리에 고명으로 쓰이며, 죽을 끓여 먹기도 한다.

 

마 잣죽(山藥松子粥)을 끓일 때는 쌀을 2시간 이상 불린 후 갈아야 부드러운 죽을 만들 수 있다.

1인분 주재료에는 불린 찹쌀 60g, 마 100g, 잣 10g, 우유 1/4컵을 준비한다.

마 잣죽(山藥松子粥) 재료준비는 다음과 같다.

➊ 찹쌀은 1시간 이상 불린 뒤 찹쌀 60g과 우유(또는 물) 1/4컵을 넣어 믹서로 곱게 간다.

우유 대신에 물을 쓰도 된다.

➋ 마는 생으로 먹는 것이 영양분 흡수에 가장 좋다.

죽을 끓이려면 깨끗이 씻은 마를 강판에 간다.

마는 믹서에 넣고 가는 것보다 강판에 가는 것이 영양 손실이 덜하다.

간 마즙은 공기 중에 두면 산화작용이 쉽게 일어나 갈변현상이 생기니 요리직전에 갈아서 넣는 게 좋다.

혹 생마 그대로 믹서에 갈아 음료나 죽, 전을 부쳐 먹어도 좋다.

➌잣은 속껍질을 완전 재거하고 곱게 다진다.

잣 대신에 다른 견과류(호두, 땅콩, 아몬드, 밤, 브라질넛 등)와 함께 사용하면 더 좋다.

 

마 잣죽(山藥松子粥) 만들기는 다음과 같다.

➊ 믹서에 간 찹쌀무리에 물1컵반을 넣고 5분 이상 끓여 죽을 만든다.

➋ 여기에 갈아두었던 마즙을 찹쌀무리죽이 거의 다 익을 즈음 넣어 7분 정도 끓이는 것이 좋지만,

이유식일 경우 그 보다 조금 더 푹 끓인다.

시중 판매 마가루를 조금씩 넣어 영양식을 만들어도 좋다.

➌ 잘 읶어서 걸쭉해지면 잣가루를 넣고 2~3분 뜸을 드린다.

➍ 그릇에 담아내어 간을 맞추어 먹는다.

 

(주의)

마 잣죽을 끓이는 방법이 간단하지만 주의하지 않으면 쉽게 삭을 수 있다.

끓일 때 마와 잣과 찹쌀무리을 한꺼번에 넣고 끓이면 죽이 묽게 삭아버리므로,

먼저 찹쌀무리죽을 끓인 후, 마즙을 넣어 끓이고

마지막에 잣가루를 넣어 가볍게 끓여 먹는다.

소금은 먹기 직전에 각자가 필요량에 맞게 넣는 것이 좋다.

 

(그림8) 마(山藥, 薯蕷)

 

(그림9) 잣(海松子,松子)

 

7, 흑임자죽(黑荏子粥)

흑임자(黑荏子)는 ‘검정께’다.

흑임자는 예로부터 불로장수식품 선약(仙藥)이라 귀중하게 여겨왔다.

그래서 흑임자죽은 장수 건강 식의치료(食醫治療) 약선요리(藥膳料理)로 애용되어 왔다.

흑임자죽은 항산화작용을 하는 토코페롤과 정력에 좋은 필수아미노산이 세포구성체인 DNA의 활성작용과,

치매의 예방 및 치료 효과가 탁월한 효능을 지니고 있는 셀레늄(Selenium), 세사몰(Sesamol),

세사미놀(Sasaminol) 등의 성분이 들어있으며,

항암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실험에서 피부암 억제능력이 60% 위장암 억제능력이 85% 폐암 억제능력이 75%나 되는

탁월한 항암제이다.

흑임자는 부드러운 검정빛에 고소한 향이 도는 건강식품의 대표로서,

흑임자를 이용해 만든 죽은 원기를 회복하고 젊음을 유지시켜주는 비결이 된다.

흑임자죽 주재료에는 3인분 기준 검은깨 6큰술(60g), 찹쌀 1컵(160g)와

부재료로서 물 6컵(1.2L), 잣 1/2큰술(15g), 소금(소금 약간)을 준비한다.

 

흑임자죽 요리과정은 다음과 같다.

➊ 찹쌀은 깨끗이 씻어 2시간 동안 불리고 체에 밭쳐 물기를 뺀 뒤 믹서로 곱게 갈아 찹쌀무리를 만든다.

➋ 찹쌀무리와 물을 넣어 한소끔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줄여 나무주걱으로 저어가며 찹쌀무리죽이 걸쭉해지게 끓인다.

➌ 달군 팬에 검정깨를 볶은 후, 믹서로 곱게 간 검정깨 가루를 넣어 끓안다.

➍ 그릇에 담고 소금으로 간을 하고 잣을 올린다.

 

(그림10) 검정께(黑荏子)

 

8, 굴미역국.

굴미역국은 미역에 굴을 넣어 끓인 국을 말한다.

미역의 학명은 Undaria pinnatifida (Harvey) Suringar.이다.

미역은 일년생 해초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미역의 약성을 “성질이 차고 맛이 짜며 무독하다.

속 열을 버리고 혹의 결기(結氣)를 다스리며 이뇨작용이 있다.”고 하였다.

보통 미역국은 쇠고기, 굴, 홍합, 광어 등을 넣어서 끓인 것이 보편적이다.

그 중에서 굴미역국은 건강 식의치료(食醫治療) 약선요리(藥膳料理)로 많이 먹는다.

예로부터 해산을 한 산모에게 미역국을 먹이는 풍습이 있다.

미역이나 굴에는 칼슘의 함량이 많을 뿐 아니라 흡수율이 높아서 칼슘이 많이 요구되는 산모에게 좋고,

갑상선호르몬의 주성분인 요드의 함량도 높다.

또한, 혈압하강작용을 하는 라미닌(laminine)이라는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으며,

피속의 콜레스테롤의 양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또한 미역에는 섬유질의 함량이 많아서 장연동운동을 촉진시킴으로써

임산부에 생기기 쉬운 변비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그리고 자극성이 적어 자극성 음식물을 기피하는 산모에게 매우 적합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해산날이 가까워지면 미리 미역을 사다가 놓는데,

이때 장사꾼이 미역을 그대로 주는가 꺾어서 접어주는가에 따라 순산을 점쳐보는 습속도 있었다.

이 밖에 미역을 잘게 썰어서 장과 기름을 치고 주물러 무친 미역무침,

마른미역을 잘게 썰어 기름을 쳐서 간하여 번철(燔鐵)에 볶은 미역볶음,

생미역을 손바닥 크기로 잘라서 고추장을 넣고 밥을 싸서 먹는 미역쌈,

마른 미역을 반듯반듯하고 약간 잘게 썰어서 끓는 기름에 튀긴 미역자반,

잘게 뜯은 생미역에다 고추장, 된장, 고기, 파, 기름, 깨소금을 쳐서

주물러 물을 약간만 붓고 끓인 미역지짐 등이 있다.

그리고 물에 빤 미역을 잘게 뜯어 양념한 고기와 한데 무쳐서 볶은 것을

냉국에 넣고 초를 친 미역찬국(甘藿冷湯), 미역귀(胞子葉)로 담근 미역귀김치 등의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미역국에 넣는 굴(oyster)은 식용종인 참굴을 말하며 굴조개라고도 한다.

동의학에서는 그 껍질을 모려(牡蠣), 석화(石花)로 표기하고 약용한다.

굴이 식용으로 이용된 역사는 오래되었으며

한민족은 석기시대 조개더미에서 굴껍질이 많이 출토되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강원도를 제외한 7도의 토산물로 기록되어 있다.

 

굴미역국의 요리법에서

1인분의 재료는 마른미역 3g, 생굴50g, 참기름7g, 국간장 약간이 필요하다.

 

요리과정에서

➊ 물에 30분간 불린 마른미역을 뜨거운 솥에 참기름을 두르고 살짝 볶은 후, 물을 넣고 끓인다.

➋ 몇소끔 끓은 후, 굴(石花)을 넣고 다시 달인다.

➌ 간을 맞추어 그릇에 담는다.

 

(그림11) 굴(牡蠣,石花)

 

 

<미안합니다><고맙습니다><사랑합니다.>